일상다반사/신변잡기

호모 사피엔스 엔지니어 코더쿠스 겐도사마의 연애이야기

겐도 2007. 12. 14. 08:11
메신저에 몇년만에 뜬금없이 "밥사주세요~"라는 말에 하루종일 스케줄 조정하고 일 몰아서 해버리고 10만년만에 칼퇴근을 시도 1억년만의 여성과의 저녁식사를 하다가 겨울이라 아직 해가 뜨지 않았으나 마을 버스가 다니는 시간까지 술을 펐습니다. 오늘 해가 떠오르지 않아도 저는 책임 없습니다. (내일은 지구의 종말이다!)

오랫만에 만난지라 그간 회사 히스토리를 한번 리뷰한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연애쪽 이야기를 하던중 제목의 이야기가 나와버렸습니다. 상대방도 공순이긴 하나 공돌이들을 겪어 오면서 너무 많은 문제가 있기에 다시는 취급을 하지 않겠다라고 하기에 "반품전 상품평이라도.." 식으로 카운셀링겸 이야기를 좀 진행했습니다. 저의 "전무후무한 최장연애기록 34일" 이야기를 다시 꺼내 들었죠.

공돌이 : 둘다 주중엔 너무 바빴고 일요일 저녁에 겨우 만나서 영화를 보던 도중 회사에서 급한 전화가 와서 결국 회사로 복귀하였고 그것이 그사람을 본 마지막이었다. 가끔 간단한 전화는 주고 받았지만 결국 그 연락마저 사라져 버렸다.

공순이 : 고객사의 클레임이 당연히 "코더쿠스"는 새벽에도 끌려 나가기도 한다. 이해할 수 있다. 허나 일단 잘못했으니 싹싹 빌어야 하는거 아닌가?

공돌이 : 사이트에서 터진 버그 어찌하리오. 간단한 기능 오류야 파견가서 날밤까면 된다지만 이미 엎어진 서비스, 코더쿠스는 자리에 가만 앉아서 벌벌 떨고 있을 뿐이오.

공순이 : 엔지니어라고 불합리한 변명따위는 않겠다는 것인가? 좋다. 그렇다면 일단 잘못을 했으니 응당 그것을 보상하는 이벤트 같은 것을 하려는 시도는 왜 없었나?

공돌이 : 납품에 문제가 있었다고 개발자가 새로운 기능을 넣어서 재 납품을 하지는 않는다오. 듀에 어떻게든 납품은 되었고 문제가 있었으나 별 탈이 없으면 끝난 일. 고객이 다른 요구를 하던 싸인을 하던 그때까지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오.

공순이 : 비슷한 문제들에 대해 기존 호모 사피엔스 엔지니어 남친들에 대해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몇번을 가르쳐 주기도 해 보았으나 전혀 개선이 되지 않았다. 이것은 어떤 이유인가

공돌이 : 호모 사피엔스는 학습 능력을 가졌으나 엔지니어 돌연변이에 의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 습득에는 상당히 최적화 되어 있으나 그것의 부작용으로 그것을 제외한 다른 모든 분야의 지식 습득이 매우 힘들고 특히 연애쪽 지식은 그것이 학문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 지식이라는 것으로 인정하지도 않으므로 당연히 습득하지 못한다.

공순이 : 역시 그 종족은 멀리해야 겠다는 나의 판단이 최적임을 확신하게 되었오.

공돌이 : OTL

덤으로......
도저히 풀지 못한 호모 사피엔스 엔지니어 코더쿠스의 궁금증

1. 왜 여자들은 300만원짜리 노트북을 사주는 거 보다 100만원짜리 핸드백을 사주었을 때 반응성이 높은가.
가설 : 주위 여자들이 노트북의 가격보단 핸드백의 가격을 더 잘알기 때문

2. 근사한 레스토랑에서의 맛있는 식사보다, 설사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어도 꽃을 사오는 것에 대해 왜 더 높은 점수를 주는가.
가설 : 식사내용은 직접 말하거나 해야 하지만 꽃은 단순히 들고 있는 것만으로 주위 모든 여자들이 알 수 있기 때문


마지막 보너스

공순이 : 그래도 희망을 가져라. 내가 알고 있는 엔지니어 중에 결혼한 사람들은 다 약속이나 한듯 부인 얼굴이 반반하더라

공돌이 : 그러나 태반이 결혼 못하지 않았우?

공순이 : ㅇㅇ


'일상다반사 > 신변잡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죄  (11) 2007.12.17
과연 인생에 도움이 될 책은  (1) 2007.12.15
삽질  (2) 2007.11.23
변명하나  (0) 2007.11.22
보람  (4) 2007.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