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연애, 사랑, 감정

공돌이의 연애전선

겐도 2008. 5. 1. 11:21
어쩌다 보니 30차원 정신세계를 가진 진국 공돌이로 사는 것에 대해 요즘들어 후회가 자주 생기곤 한다. 특히 이 글의 카테고리인 연애쪽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제는 출근길에 퍼져 있는 편입학원들 광고에 눈이 간다.

아름다운 꽃이 길가에 피어 있다. 그리고 그 꽃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꽃에 대한 소유욕이 발생한다. 어떤 유형의 사람은 그 꽃을 꺾어서 잠시 보다가 버릴 것이고, 어떤 유형은 화분에 옮겨 심고는 자신의 방에서 키울 것이다. 물론 말라죽던 수분과다로 썪든 그것은 나중 일이고. 어떤 소심한 유형은 그저 바라만 보기도 한다. 물론 누군가 다른 사람이 앞의 케이스를 수행할 것이다. 나라는 유형은 어떤 식으로 행동할까 고민하면서 쳐다 보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버린다. (사실 난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특기를 가지고 있긴 하다.)

갑자기 소유욕이 발생해 버린 것은 아마 내가 그 꽃을 꺾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꺾어 가 버린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끔 아무도 꺾지 않는 꽃도 있는데 결국은 시들어 사라져 버린다. 꽃을 꺾으면 그 꽃은 곧 꽃의 생명을 다 하게 될 것이다. 나에게도 더이상 이전의 감동을 주진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기적인 인간이란 개체는 욕심을 내게 된다.

아마 가장 큰 문제는 내가 그 꽃을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데미지를 최소한으로 하면서 꺾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꽃이 나에게 주는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판단, 이해득실, 실제로 개인 소유가 되었을 때의 상황에 대해선 뒷전으로 미루고 일단 눈앞에 닥친 문제에만 열중하고 있는 듯 하다. 좀더 3인칭 시점에서 분석하자면 아직 효율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였으니 방치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들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고 일에만 매달리는 것이, 훨씬 복잡도가 낮고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클리어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천성적으로 게으른 체질이 귀찮은건 가능한 나중에 하자는 결정을 내리고 있을테다. 뇌속 어딘가의 분석기관에서는 지금 보는 꽃보다는 다른 종류의 꽃을 추천한다는 보고서를 열심히 올리고 있지만 상위기관에서는 그 꽃이 나오면 그때 판단하자고 유보중이다. 이러다 IMF 터지지.

결론은, 오늘도 회사 나와서 열코딩 중이다. 아아.. 불쌍한 공돌이의 영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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